오늘은 여러가지로 참담한 하루였습니다. 우스꽝스러운 이들에게 웃을 수 없는 어이없는 판결이 내려져 한국의 정치시계가 후진했고, 어린 학생들은 새로운 시작을 향하는 관문을 넘다가 죽거나 다쳤습니다. 이 좁아터진 땅덩이에서, 온통 아프고 참혹한 일들 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전에 한 가지라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자고 싶네요. 절망을 이기기 위해, 참혹을 잊기 위해 새로운 희망을 하나 공유하고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런 일이 한 쪽에서 으쌰으쌰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공동제안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래 글에는 제 이름이 없습니다. 업데이트된 리스트에는 제 이름이 들어갑니다만, 단체의 취지를 설명하는 글을 공유하는 게 가장 설명이 빠를 것 같아서 처음 올라온 글을 공유합니다.)


https://www.facebook.com/sunok.lee.3760/posts/616707948383226

2월26(수) <손잡고>가 공식 출범합니다. 손잡고에 함께 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제안서가 조금 길지만 읽어주심 감사! 그리고 공유해주시면 더 감사^^

“손잡고”에서 손 내밉니다!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에 함께 해 주세요!

지난 연말 수원지법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77일간 파업을 벌인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47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회사는 5년째 공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해고자들은 물론 희망퇴직자, 복직자, 연대한 시민,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간부 등 쌍차 투쟁에 함께 한 모든 조직과 사람을 상대로 손해배상의 책임을 물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2014년 1월, 서울서부지법은 코레일이 철도노조를 상대로 신청한 가압류 116억원을 받아들여 조합비 통장과 노조 재산이 압류되었고, 파업으로 인한 코레일 브랜드하락 위자료 10억원까지 포함한 손해배상액 162억원이 또 청구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철도노조는 이미 2006년 단 나흘 동안 벌인 비폭력 파업에 대한 대가로 손해배상액과 법정이자까지 포함해 100억 원을 납부한 바 있습니다.
2010년 정리해고를 철회하기 위해 싸웠던 부산의 한진중공업 노동자들도 지난 1월 59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울산, 아산, 전주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9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손배가압류 소송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 금액도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2003년 두산중공업의 노동자 배달호는

“두산이 해도 너무한다. 해고자 18명, 징계자 90명 정도. 재산가압류, 급여가압류, 노동조합 말살 악랄한 정책에 우리가 여기서 밀려난다면 전사원의 고용은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이제 이틀 후면 급여 받는 날이다. 약 6개월 이상 급여 받은 적 없지만 이틀 후 역시 나에게 들어오는 돈 없을 것이다. 두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인간들이 아닌가..." 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습니다.

같은 해 한진중공업의 김주익 지회장도

"우리들에게 손해배상 가압류에 고소고발로 구속에 해고까지, 노동조합을 식물노조로 노동자를 식물인간으로 만들려는 노무정책을 이 투쟁을 통해서 바꿔내지 못하면 우리 모두는 벼랑 아래로 떨어지고 말 것" 이라며 크레인 위에서 목을 맸습니다.

10년이 지난 오늘도 노동자들의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 한진중공업에서는 노동자 최강서가 같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 자본....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지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입니까? 꼭 돌아와서 승리해주십시오”

배달호, 김주익의 죽음으로 잠시 주춤했던 손배가압류는 2000년대 후반부터 다시 노동자들의 목을 조이고 노동조합을 압박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합 간부에게만 청구되던 것이 일반 조합원과 시민들한테까지 무차별로 남발되고 있고, 코레일의 경우 대체인력 투입비용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에게는 회사측 직원들 식대와 술값까지 청구하는 등 상식의 선을 넘어버렸습니다. 기업은 실제 손해를 보상받기보다 노동조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손배가압류를 남용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압박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인간적인 관계는 물론 가정이 파괴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금속노조 KEC는 노조를 탈퇴하면 손배를 취하해 주겠다는 회유로 조합원들을 분열시켜 민주노조를 파괴하였습니다. 학습지 노동자는 통장이 가압류되어 가족 모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합니다.
금속노조 산하 쌍차와 유성기업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경찰이 직접 국가의 이름으로 손배가압류를 제기하고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유성기업은 경찰의 손배가압류로 조합원의 임금과 해고자의 퇴직금이 집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쌍차에서는 진압에 투입한 경찰 헬기 수리비까지 모조리 청구했습니다.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입니다. 정말 어쩌라는 걸까요?

2013년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에 걸린 손배가압류 금액은 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도저히 개인과 노동조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손배가압류가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이라며 차라리 몸을 구속하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노동조합의 쟁의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입니다. 파업을 한 노동자들에게 민사상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의 자본과 국가만이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노동조합의 존재를 말살하고, 그 가족들의 삶까지 고통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손배가압류 문제에 대해 너무 무심했습니다. 이제는 막아야 합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만의 문제로 놔두지 말고 이 야만을 끝내야 합니다. 최저임금은 5210원인데 쟁의 한 번 한 대가로 수백 억 원을 물어내야 하는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보장될 수는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한 이유로 구속과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고통 받다 목숨을 끊는 나라에서 인권이 꽃 필 수도 없습니다. 손배가압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정신인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고 우리사회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이야말로 기본과 상식의 문제입니다.

다행히도 한 손 한 손 보태겠다는 마음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쌍차에 선고된 47억 원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십만 명이 4만7천원씩 낸다면 노동자들의 고통을 덜 수 있지 않겠냐며 자기 몫의 돈을 보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또 다른 시민들이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다며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곡한 마음으로 제안합니다. 2014년을 손배가압류 없는 세상 만들기의 원년으로 만들어 봅시다.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봅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1990년대 이후 노동과 시민사회가 멀어지면서 약화되었습니다.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노동인권과 민주주의가 더 이상 후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봅시다. 제안자들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간곡히 손 내밀어 봅니다.

우리가 꼭 잡아주어야 했던 배달호와 김주익, 최강서의 손을 놓쳤습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우리가 잡아주어야 할 손들이 너무 많이 기다립니다. 그 때 잡아주지 못했던 미안함으로, 그리고 이제 다시 보내지 않겠다는 간절함으로, 손 내밀어 봅니다.

부디 이 손을 잡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손잡고 공동제안자(순서없음)
조국(서울대학교법학과) 하종강(성공회대학교 노동대학) 신승철(민주노총) 서해성(소설가) 권지영(와락) 은수미(민주당) 진선미(민주당) 이강택(언론노조) 이종걸(민주당) 권영국(민변) 한홍구(성공회대학교) 김두식(법학자) 이상호(고발뉴스) 전순옥(민주당) 김진숙(한진중공업) 이태호, 안진걸(참여연대) 최규석(만화가) 김도성(한겨레TV) 송호창(국회의원) 정동영(전의원) 오창익(인권연대) 김인국(사제) 이용길(노동당) 홍순관(가수) 이만열(교수), 안병욱(교수), 이부영(정치인), 정해구(교수) 김규항(고래가그랬어 발행인) 서영섭(사제) 이한(변호사) 나승구(사제) 이강서(사제) 장동훈(사제) 송년홍(사제) 김준한(사제) 한만삼(사제) 하춘수(사제) 진병섭(사제) 나도원(음악평론가) 민정연(꽃다지) 정윤경(가수) 태준식(영화감독) 장일호(기자) 김주환(치과의사) 이상중(목사) 고광헌(전 한겨레사장) 김귀옥(한성대학교) 김상봉(전남대학교) 김선주(언론인) 김용민(시사평론가) 김호기(연세대학교) 도법(승려) 박인선(의사) 석미화(시민운동가) 선대인(경제평론가) 오지혜(배우) 우석훈(경제학자) 윤경로(전 한성대 총장) 이덕우(변호사) 이동화(사제) 이재정(전 통일부장관) 이철수(판화가) 임재경(전 한겨레 부사장) 장윤선(기자) 정진우(목사) 정태인(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조세희(소설가) 진중권(동양대학교) 조은(동국대학교) 채현국(효암학원 이사장) 탁현민(문화기획자) 함세웅(사제) 호인수(사제) 홍세화(언론인) 홍윤기(동국대학교) 황인성(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황선금 장남수(전 원풍모방 노동자) 신순애 이숙희(전 청계피복 노동자) 김연자(전 남영나일론 노동자) 최연봉(전 동일방직 노동자) 지용택(새얼문화재단 이사장) 권영길(전 의원) 단병호(전 의원) 천영세(전 의원) 김영훈 이갑용 임성규 박순희 이수호 조준호 남상헌(민주노총 지도위원) 양성윤 유기수 김경자 이상진 주봉희(민주노총 임원) 전규석(금속노조) 강성남(언론노조 위원장) 이상무(공공운수노조·연맹) 표완수(시사인 발행인) 이숙이(시사인 편집장) 김균(고려대 경제학 교수) 이석태(변호사) 임상훈(한양대 경영학 교수) 김남근(변호사) 조형수(변호사), 김남희(변호사) 홍성태(상지대 사회학과 교수) 이헌욱(변호사) 김성진(변호사) 이광철(변호사) 정현곤(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박차옥경(여성단체연합) 이선근(경제민주화국민본부 공동대표) 송태경(민생연대 사무처장) 김경율(회계사) 인태연 이동주(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이성원 신규철(전국'을'살리기비대위) 한명숙(민주당) 진성준(민주당) 한정애(민주당) 장하나(민주당) 김기식(민주당)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김세균(서울대 명예교수) 김동춘(성공회대 교수) 조희연(성공회대 교수) 박태호(서울과기대 교수) 노중기(한신대 교수) 이종오(전 계명대 교수) 김민웅(목사) 고영구(변호사, 전 국정원장) 박재승(변호사) 박용일(변호사) 문규현(사제) --->제안자는 계속 이어집니다


“손잡고”는 이런 일을 하려 합니다!

○ 공식 출범: 2014년 2월 26(수) 오후 2시~4시, 서울 시민청 이벤트홀
○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죄 관련 법제도 개선
○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죄 관련 당사자들 증언대회와 사례 기록
○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죄 관련 피해자들 지원
○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죄 사회적 의제화 활동(기고, 교육, 토론회, 공청회 등)
○ 손배가압류 관련 사회적 모금 운동
○ 다양한 공동행동 계획들: 손잡고 캠페인
-20대 국회 1호 법안 제정을 위한 릴레이 1인 시위
-손배가압류 없는 세상 공동 캠페인
-모의 법정, 플래시몹, 옴니버스 영화, 동영상 제작
-손배가압류 많이 하는 나쁜 기업에 빨간딱지 붙이기!
-10만의 기적 ‘사회연대은행’ 만들기
-연중 릴레이 기고와 방송, 팟캐스트 등 미디어에 노출하기
-한국기업에 당한 해외 손배가압류 피해 노동자와 연대하기
-‘손배가압류 당해보니’ 전시회

“손잡고”에 참여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 ‘손잡고’의 공동행동을 위한 ‘한 손 보태기’(후원금)에 참여합니다.
○ 내가 하는 강의의 강의료, 원고의 원고료를 1회분 이상 기부합니다.
○ ‘손잡고’에서 판매하는 릴레이 1인 시위권을 구매합니다.
○ 기고가 가능한 지면에 손배가압류를 주제로 1회 이상 글을 씁니다.
○ 출연이 가능한 매체에 손배가압류 문제를 얘기합니다.
○ 기획과 진행이 가능한 매체에 손배가압류를 주제로 한 기획을 마련합니다.
○ 내 손을 잡을 다음 손을 지정해서 위의 일에 참여시킵니다.



이게 개미스폰서 www.socialants.org 와는 어떻게 다른가 싶으실텐데요. 개미스폰서에 보내시는 성원은 이미 손배가압류로 피해를 입고 몸과 마음, 생활이 모두 황폐해진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쓰입니다.

'손잡고'는 범시민사회진영이 손배가압류 제도 철폐를 목표로 여러가지 제반 행동을 추진하기 위해 만드는 기구입니다. 개미스폰서와도 튼실하게 공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위의 제안서를 쓰시고 더 많은 힘을 모으러 뛰어다니고 계신 르뽀작가 이선옥 작가님께선, 너무 바쁘신 나머지 공동 제안자 명단에 당신의 성함을 쓰시는 것조차 까먹으셨더군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따뜻한 참여의 손길과 말씀에 눈물도 좀 흘리신 모양입니다. 욕심을 부려보자면, 더 많은 분들이 선뜻 손을 내밀어 이선옥 작가님을 더 바쁘게, 더 울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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